Archive for August, 2006

In the memory of 샴순이

샴순이는 얼마전 내가 받은 고양이의 이름이다. 미니샴인 샴순이는 키우던 애견샵에서 어처구니 없고 너무나도 단순하게 이름을 샴순이라고 지어버렸다. 샴순이는 미니종이라서 5개월이나 되었지만 손바닥보다 약간 크게 자랐을 뿐이었다. 고양이로써 5개월은 거의 다 자란 시기라고 한다.

샴순이는 고양이지만 사람을 엄청 잘 따른다. 특히나 강아지들이 먹는 육포를 좋아해서 육포봉지를 흔들기만 하면 어디서 있던지 나와서 애교를 부린다. 신기하게 샴순이는 한시도 사람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집에 온 순간부터 나에게 붙더니 기어이 잠을 잘 때도 내 옆에서 잠을 잔다. 고양이는 어리왕자에 나오는 여우처럼 서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샴순이는 아니다. 마치 자기가 나를 오래전부터 알기라도 한 것 처럼 날 따라다니고 애교를 피운다.

그러던 샴순이가 죽었다. 우리 집으로 온지 이틀만에…

분명히 내 옆에서 자고 있던 샴순이가 아침에 일어나니 눈을 뜨고 바닥에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대려가니 벌써 숨이 끊긴지 3시간이나 흘렀단다. 의사는 샴순이의 배를 만져보더니 배에 복수가 차있다고 한다. 혹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까 사인이라도 알아볼까 하는 마음에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바이러스는 아니란다. 배에 복수를 보니 아마도 원래 장염을 앓던 고양이 같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샴순이는 잠이 많았다. 5개월된 고양이 치고는 너무 많이 잔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그게 병과 관련이 있을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조그만 것이 아픈 배를 가지고 나에게 귀여움을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하다.

샴순 시체를 들고 샵으로 돌아가서 자초지종을 말하니 샵에서도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별로 놀라는 눈치는 아니다. 샵에서 구매한 애완동물의 50프로는 죽어나간다고 말한 의사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예방접종 한 병원의 주소를 대라고 하니 직접해서 기록이 없단다. 명백한 계약위반이다. 샵과의 문제는 일단 나중에 생각해서 다시 상의하기로 하고 샵에서 나와버렸다. 그리고 피자를 먹을 피자헛으로 갔다. 웃기다. 슬프지만 피자를 먹으러 온 것도 그렇고. 겨우 이틀 키우고 슬퍼하는 것도 그렇고. 슬퍼보이지 않는 것도 그렇고 모든게 아이러니하게 보인다. 날라드는 날파리가 혹시나 샴순이가 환생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샴순이는 비석이 없다. 이제 애견샵에서는 물건으로써의 가치를 상실해버린 샴순이를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릴것이다. 그러면 샴순이는 매일 아침오는 쓰레기차에 실려 다른 일반 쓰레기들과 섞여 불쾌한 매립지로 옮겨지고 거기서 마치 이 녀석이 언제는 살아있었냐는 듯 아무의 기억에서도 잊혀진 채 살들은 썩어가고 끝내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나와 함께 잠시라도 살았던 고양이가 마치 이 곳에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싫고 그렇게 만들어 버린 샵이 싫다.

이 글은 불쌍한 우리 고양이 샴순이의 비석이다. 하늘에서도 이틀동안이지만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행복하게 살아서 행복했길 바란다. 사진도 같이 못찍고 맛있는 먹이도 좀 더 줄걸 미안하다, 샴순아. 이틀동안 우리에 갇혀지내는 애견샵에서의 물건이 아니라 따뜻한 가족으로 살았던 것을 기억하고 하늘에서도 이쁜 짓 많이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라.

424552.jpg 

샴순이와 같은 종의 샴 고양이

In the memory of 샴순이

탄생일: 2006년 3월경 (5개월)
이름: 샴순
종: 샴 (미니)

사랑하는 야옹이 샴순이

사랑받고 사랑을 주며 살았던 고양이 여기에 편히 잠들다.

Rest in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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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9, 2006 at 11:10 pm 1 comment

비금도와 도초 그리고 우이도 여행기 (2차)

하누넘 해수욕장은 찾아가기 상당히 힘들다. 일차선의 임시 도로가 산위로 나있고 반대편에서 차라도 올라하면 둘 중 하나는 후진으로 산을 내려와야 한다. 하지만! 놓쳐서는 안될 중요한 절경이기에 위험을 감수하고 일차선 도로를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일단 일차선 도로를 따라서 산 위로 올라가면 하누넘 해변이 한눈에 들어온다. 단번에 알 수 있는 이쁜 하트모양의 해변이 이 해변이 왜 하트 해변으로 불리는지 알려준다. 하누넘 해변은 명사십리에 비해서 아주 작은 규모다. 끝에서 끝까지 300미터 정도 밖에 안되는 것 같다. 하지만 명사십리가 넓은 해변의 탁트인 시원스런 바다를 선사한다면 하누넘 해변은 귀엽고 포근한 연인들이 가기에 딱 좋은 그런 해변은 선사한다. 이곳에 타월을 깔고 누워있으면 이곳이 진정 한국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멋들어진 분위기가 연출된다.

Pictures: 하트 해변 전경, 우이도, Dinner, 우이도3, 우이도4, 우이도 모래 언덕, 우이도로 가는 뱃길, 하트 해변, 숨겨진 해변, 숨겨진 해변 2, 우이도 슈퍼민박, 우이도 슈퍼민박 2
 
<여행 2일째> 우이도

4단계: 비금도에서 우이도로
비금도에서 우이도로 가는 배(섬사랑6호)는 2시경에 있다. 우리는 아이스박스를 육지에서 바리바리 사온 과일과 음료수, 과자들로 가득 채우고 섬으로 향했다. 우이도는 비금도에서 배를 타고 한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있는 조그만 섬인데 섬전체에 100가구가 조금 넘는 정도라고 하니 그 크기를 짐작 할 수 있다.

배를 타고가는 동안은 주민들의 질문 공새에 시달린다. 할머니들이 여행객들로 보이는 사람들에게 다가와 묻는다.

“민박집은 구하고 가는게요?”

사실 예약했던 민박집 주소와 전화번호를 안가져와서 다시 민박집을 구해야 할 상황이었지만 그래도 왠지 집을 보지도 않고 배에서 계약을 하기가 싫어서 그냥 민박집을 구하고 가는 거라고 거짓말을 했다. 그러고 섬에 다다랐을 때 난 내 아이스박스가 민박집까지 혼자 들고가기에는 너무 무겁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바로 우이도 슈퍼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와 계약을 한다. 슈퍼급의 민박집이라는 뜻이 아니라 슈퍼와 민박을 겸하고 있어서 슈퍼 민박이다. 친절한 아주머니는 무거운 짐을 같이 들고 민박집까지 안내해 주셨다. 사실 우이도의 민박집들은 수준이 거의 비슷하다. 고급은 아니지만 나름대로 깨끗하고 신선하다. 선택을 한다면 화장실이 방에 있는 민박집들이 있던데 이런 집을 고르면 된다. (이름이 성희내 민박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민박집의 중간에는 아담한 콘크리트로 만든 아담한 정원이 있는데 여기서 작은 꽃과 나무을 기른다.

민박집 아주머니는 그날 저녁 손님들과 가족들을 위해서 손수 닭을 잡으셨다. 씨암탉인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맛있었다고들 한다. 아주머니도 닭을 처음 잡는 터라 한참을 망설이시다가 결국 주변에 사시는 친척을 불러 닭을 질식시키기로 하신다. 닭을 잡는 것도 처음 봤지만 닭을 잡기 위해서 3사람이 덤벼든 것도 처음봤다. 한 명은 목을 꽉 조이고 다른 한 명은 날개를 잡고 마지막 한 사람은 다리를 잡고 있었다. 닭은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하고 숨이 끊긴 것 같았다. 비디오 촬영을 하느라 닭잡는 광경을 모두 목격해버린 난 그날 저녁으로 나온 백숙을 조금밖에 먹을 수가 없었다. 대신 지지리도 매운 청량고추로 반찬을 대신했다.

우이도에는 아담한 모래 언덕이 있다. 우이도가 사진작가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첫번째 이유이다. 이 언덕을 배경으로 누드사진을 꽤 많이 찍었다고 들었다. In fact! 우리가 섬으로 들어오기 하루 전 섬에서는 누드 촬영이 있었다고 한다. 모래산은 50미터 정도의 높이인 것 같다. 올라가는대 상당히 오래 걸리지만 일단 올라가면 양쪽의 해변이 한 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놓쳐서는 안될 멋진 장소 중에 하나이다.

힘들게 힘들게 모래산을 타고 넘어가면 뒤에는 가려진 해변이 또 하나 나온다. 엄청나게 큰 해변인데 이 해변의 물은 돈목해수욕장의 물보다 훨씬 깨끗하고 청량하다.

우이도에는 숨겨진 해변들이 여러 군대에 있다고 한다. 민박집 주인 아주머니가 알려주셔서 들렸던 비밀의 해변은 밀물에는 물이 차올라 해변이 보이지 않지만 썰물에는 딱 두 명이 즐기기 좋은 크기의 조그마한 해변이 나온다. 단 이 해변은 물살이 세고 경사가 다른 해변에 비해서 급하기 때문에 수영을 할 때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마지막 날은 비금도에서 보내기로 하고 우리는 배를 타고 우이도를 나왔다.

August 29, 2006 at 11:52 am Leave a comment

비금도와 도초 그리고 우이도 여행기 (3차)

<여행 3일째> 비금도에서의 와인 사건

5단계: 우이도에서 비금도로
마지막 날은 다시 비금도로 돌아와 넓다란 해변에서 저녁노을을 보며 와인과 남은 과일을 즐기기로 했다. 모든 준비를 끝내고 해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과일을 깎고 Boyz II Men의 로맨틱한 노래를 틀고 이제 와인만 따면 완벽한 영화같은 추억의 한 장면으로 기억되려는 순간. 아뿔싸! 와인 오프너가 없다. 그때부터 30분동안 과일칼로 와인의 코르크를 후벼파느라고 해는 벌써 지평선을 넘어서 지구의 반대편으로 도망가 버리고 말았다. 그때 우리를 반긴 것들이 있었으니. 엄청난 수의 모기들. 이곳의 모기는 신기하게 물때는 느낌이 없지만 일단 물리면 엄청나게 붓는다. 로맨틱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해변에서의 다이닝은 모기들 덕분에 와인 원샷이 계속되었고 약간 코믹스럽게 바뀌어 버렸다. 하지만 이것 역시 멋지고 달콤한 추억의 한 장으로 남겨졌다.

<여행 4일째> 서울로 컴백

6단계: 비금도에서 목포로 그리고 서울로
비금도를 떠나는 배에서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여행에서의 기억들이 하나씩 머리를 스쳐가며 내가 마치 보고나서 뿌듯한 멋진 영화의 주인공으로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멋진 여행이었다. 자연은 더없이 깨끗하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줬고 같이한 사람은 더없이 사랑스러웠다.

서울로 오늘 길에 들른 덕산 Spa Castle은 여행에서의 피로를 말끔히 씼어 주었다. 마지막 사진은 보너스!
덕산 Spa Castle에서…
놀랐나요? 닫으세요!..

Pictures: 비금도, 비금도2, 비금도3, 비금도4, 비금도5 

여행을 마치며…
행복은 항상 현재이고 나와 함께 이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이 행복한 순간이고 지금이 어쩌면 가장 행복한 순간일 수도 있다. Present를 즐겨야 한다. 미래에 있을지도 모를 어떤 불확실한 행복을 위해서 현재를 불행하게 지내는 것은 인생에 대한 예의가 아니지 않은가? 행복한 미래는 행복한 현재를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어지는 present라고 난 생각한다.

August 29, 2006 at 1:36 am Leave a com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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