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the memory of 샴순이

August 29, 2006 at 11:10 pm 1 comment

샴순이는 얼마전 내가 받은 고양이의 이름이다. 미니샴인 샴순이는 키우던 애견샵에서 어처구니 없고 너무나도 단순하게 이름을 샴순이라고 지어버렸다. 샴순이는 미니종이라서 5개월이나 되었지만 손바닥보다 약간 크게 자랐을 뿐이었다. 고양이로써 5개월은 거의 다 자란 시기라고 한다.

샴순이는 고양이지만 사람을 엄청 잘 따른다. 특히나 강아지들이 먹는 육포를 좋아해서 육포봉지를 흔들기만 하면 어디서 있던지 나와서 애교를 부린다. 신기하게 샴순이는 한시도 사람에게서 떨어지는 것을 싫어한다. 집에 온 순간부터 나에게 붙더니 기어이 잠을 잘 때도 내 옆에서 잠을 잔다. 고양이는 어리왕자에 나오는 여우처럼 서로 적응할 시간이 필요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샴순이는 아니다. 마치 자기가 나를 오래전부터 알기라도 한 것 처럼 날 따라다니고 애교를 피운다.

그러던 샴순이가 죽었다. 우리 집으로 온지 이틀만에…

분명히 내 옆에서 자고 있던 샴순이가 아침에 일어나니 눈을 뜨고 바닥에 쓰러져 있어 병원으로 대려가니 벌써 숨이 끊긴지 3시간이나 흘렀단다. 의사는 샴순이의 배를 만져보더니 배에 복수가 차있다고 한다. 혹시나 바이러스에 감염되었을까 사인이라도 알아볼까 하는 마음에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바이러스는 아니란다. 배에 복수를 보니 아마도 원래 장염을 앓던 고양이 같다고 한다. 생각해보니 샴순이는 잠이 많았다. 5개월된 고양이 치고는 너무 많이 잔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그게 병과 관련이 있을지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 조그만 것이 아픈 배를 가지고 나에게 귀여움을 떨었던 것을 생각하면 너무나 미안하다.

샴순 시체를 들고 샵으로 돌아가서 자초지종을 말하니 샵에서도 나에게 미안하다고 한다. 하지만 별로 놀라는 눈치는 아니다. 샵에서 구매한 애완동물의 50프로는 죽어나간다고 말한 의사의 말이 문득 떠오른다. 예방접종 한 병원의 주소를 대라고 하니 직접해서 기록이 없단다. 명백한 계약위반이다. 샵과의 문제는 일단 나중에 생각해서 다시 상의하기로 하고 샵에서 나와버렸다. 그리고 피자를 먹을 피자헛으로 갔다. 웃기다. 슬프지만 피자를 먹으러 온 것도 그렇고. 겨우 이틀 키우고 슬퍼하는 것도 그렇고. 슬퍼보이지 않는 것도 그렇고 모든게 아이러니하게 보인다. 날라드는 날파리가 혹시나 샴순이가 환생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도저히 잡을 수가 없다.

샴순이는 비석이 없다. 이제 애견샵에서는 물건으로써의 가치를 상실해버린 샴순이를 일반 쓰레기 봉투에 넣어서 버릴것이다. 그러면 샴순이는 매일 아침오는 쓰레기차에 실려 다른 일반 쓰레기들과 섞여 불쾌한 매립지로 옮겨지고 거기서 마치 이 녀석이 언제는 살아있었냐는 듯 아무의 기억에서도 잊혀진 채 살들은 썩어가고 끝내 없어져 버릴지도 모른다. 나와 함께 잠시라도 살았던 고양이가 마치 이 곳에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져 버리는 것이 싫고 그렇게 만들어 버린 샵이 싫다.

이 글은 불쌍한 우리 고양이 샴순이의 비석이다. 하늘에서도 이틀동안이지만 따뜻한 가족의 품에서 행복하게 살아서 행복했길 바란다. 사진도 같이 못찍고 맛있는 먹이도 좀 더 줄걸 미안하다, 샴순아. 이틀동안 우리에 갇혀지내는 애견샵에서의 물건이 아니라 따뜻한 가족으로 살았던 것을 기억하고 하늘에서도 이쁜 짓 많이 하면서 건강하게 지내라.

424552.jpg 

샴순이와 같은 종의 샴 고양이

In the memory of 샴순이

탄생일: 2006년 3월경 (5개월)
이름: 샴순
종: 샴 (미니)

사랑하는 야옹이 샴순이

사랑받고 사랑을 주며 살았던 고양이 여기에 편히 잠들다.

Rest in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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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ry filed under: Thoughts. Tags: .

비금도와 도초 그리고 우이도 여행기 (2차) 성공한 사업가로 남는 방법

1 Comment Add your own

  • 1. lovekitten  |  December 18, 2010 at 5:11 am

    그래두 실망하지 마세요.
    삼순이도 좋은 곳에 갔을거예요~

    -lovekitten-

    Re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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